주차구획에 차가 모두 주차되어 있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이중주차를 하지는 않으시나요? 이중주차는 주차 공간이 부족할 때 많은 분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방법이지만, 이중주차가 불러올 수 있는 사고와 분쟁, 그로 인한 책임 소재가 복잡하게 얽힐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럼, 이중주차 차량 밀다가 사고나면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일반적인 책임 소재와 몇 가지 판례를 통해 구체적인 책임 소재를 함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중주차 사고 판례를 통해 과실 비율은 어떻게 되고, 보험 적용은 어떻게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 잘 확인해 주세요.
이중주차, 왜 문제가 될까?
이중주차는 주차면에 세워진 차량 앞이나 뒤에 평행으로 주차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 이중주차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도로가 좁아져 다른 차량의 통행에 방해가 되며, 주차장 내에서도 차량 이동이 어려워져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중주차 차주의 과실일까?
사실 이중주차 사고 시 과실 책임은 이중 주차된 차를 민 사람과 이중주차 차량 소유주 둘 다에게 주어집니다.
다만, 평지의 주차장같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라면 차를 민 사람에게 80% 안팎의 과실 비율이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차를 밀면서 안전 의무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법원은 보는 것이죠.
하지만, 당시의 상황과 환경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이중주차 과실 비율은 달라질 수 있기에, 몇 가지 판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중주차 사고 판례로 알아보는 과실 비율
1) 이중주차 사고 시 통상적 과실 비율
A씨는 경사가 없는 아파트 주차장에 이중주차되어 있는 B씨의 차량을 손으로 밀다가 그 앞에 있는 C씨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 A씨 : 차량을 밀면서 충분히 조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80~90% 정도 과실 책임
- B씨 : 이중주차로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10~20% 정도 과실 책임
- C씨 : 불법 주정차나 잘못된 주차 여부에 따라 0~10% 정도 과실 책임
이때, 이중주차가 허용되는 주차장이고 B씨가 바퀴 정렬, 안전거리 확보 등 주차 매너를 잘 지켜서 주차했다면 과실 비율은 더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또한, C씨 역시 주차 시 지켜야 할 부분을 잘 지켜서 잘못이 없다면, 과실은 0%가 되어 A씨와 B씨에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경사로 이중주차 사고
A씨는 차를 빼달라는 연락을 하지 않은 채 경사로에 이중 주차된 B씨의 차량을 밀었습니다. 그런데, 경사 때문에 차량이 굴러가자 이를 막아섰다가 주차장 벽과 차 사이에 다리가 끼게 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 A씨 : 이중주차 차주에게 먼저 연락을 취하지 않았으며, 경사를 충분히 살피지 않고 무리하게 막아선 점을 들어 70% 과실 인정
- B씨 : 경사로인 점을 고려해 차량이 이동하지 못하게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에, 안전 의무 위반으로 30% 과실 인정
이 사건은 경사로에서의 안전 조치와 주의 의무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3) 이중주차 밀다가 보행자가 다친 사고
아파트 주민 A씨가 민 B씨의 이중주차 차량이 경사를 따라 굴러서 담장을 들이받았는데, 그 담장이 부서지면서 지나가던 보행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 A씨 : 차주나 관리사무소에 요청하지 않았고, 경사를 잘 살펴 담장 반대쪽으로 밀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점을 들어 30% 과실 인정
- B씨 : 이중주차를 하더라도 평탄한 곳에 했어야 하는 점과 경사로에 이중주차하면서 제동장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들어 40% 과실 인정
- 관리업체 : 단지 내 도로가 아파트 부대시설인 점을 들어 이중주차를 제한하거나 방지턱을 설치하는 등의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30% 과실 인정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이중주차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관련자 모두가 안전주의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주차장 관리자의 책임도 예외는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는 사건이네요.
4) 차키를 꽂아둔 채 이중주차해서 발생한 사고
A씨는 교회 인근 주차장에 이중 주차하면서 필요하면 차를 이동시키라는 뜻으로 차키를 꽂아두고 자리를 떴습니다. 이후 B씨가 나타나 주차관리인의 지시에 따라 A씨의 차량을 이동시킨 후 기어를 중립(N)에 놓은 채 사이드 브레이크를 일부만 올렸습니다. 하지만, 경사가 있는 곳이라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보행자를 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 A씨 : 차키를 꽂아둠으로써 타인이 차를 이동시키게 했다는 점에서 30% 과실 인정
- B씨 : 이중주차 차량을 안전하게 주차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점에서 30% 과실 인정
- 주차관리인 : 현장책임자로서 안전관리를 충분히 하지 않은 점에서 40% 과실 인정
이 사건은 각자가 조금씩 안전 의무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고로, 셋 중 한 명이라도 적절히 조치했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사례를 보면, 이중주차 차량을 함부로 이동시키지 말고 꼭 차주에게 요청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위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는 이중주차 차량을 민 사람이 80~90%의 책임을 지게 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차량을 민 사람보다 주차관리인이나 이중주차 차주에게 더 많은 과실 책임을 물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은 관련자 모두가 안전 조치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관련자 모두에게 각각 과실 비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중주차 사고 예방할 수는 없을까?
이중주차를 예방하는 방법은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우선, 차량 앞유리에 연락처를 놓아주세요. 그리고 연락이 오면 빠르게 전화를 받은 후 즉시 차를 빼주시는 겁니다.
둘째로, 차를 일직선이 되도록 바르게 세우고, 바퀴가 틀어지지 않게 바르게 놓는 것입니다. 그래야 누군가 차를 밀더라도 방향이 다른 곳으로 가서 사고가 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차를 미는 사람도 차의 방향과 바퀴의 방향부터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겠죠?
셋째로, 안전거리를 확보하여 주차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이중주차 차량 밀다가 앞차와의 간격으로 사고가 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차를 미는 사람 역시 앞차와의 간격을 잘 살펴보고 아주 조심히 살살 밀어야겠지만, 안전거리가 확보되어 있지 않으면 아예 차를 밀지 않는 것이 좋겠죠?
넷째로, 꼭 경사로를 잘 확인하시는 것입니다. 경사로에 이중주차를 해서도 안 되지만, 꼭 해야한다면 고임목을 꼭 받치고 주차 브레이크를 채워야 합니다. 또한, 이중주차가 되어 있는 차는 꼭 연락하여 요청을 해야지 절대 차를 밀어서 뺄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결론은 하나입니다. 이중주차를 한 차주는 연락처를 남긴 후 연락이 오면 바로 차를 빼주는 것이고, 주차된 차 때문에 못 나가는 차주는 이중주차 차주에게 연락하여 차를 빼주도록 요청하는 것이죠. 서로의 배려와 협조가 가장 필요한 일이자,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만약, 이중주차 차주가 연락두절이고 불법 주정차 상태라면, 경찰에 신고하거나 안전신문고 어플에 신고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럴 땐 참지 말고 신고합시다.
이중주차 사고, 자동차보험으로 해결 될까?
안타깝게도 이중주차 사고 보험은 자동차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운전 중에 난 사고가 아니라 손으로 밀다가 난 사고이기 때문이죠.
이때는 일상생활배상책임(일배책) 특약으로 보험 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일배책은 실수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으로, 자동차보험이나 주택화재보험 등 여러 보험에서 특약으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중주차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곳이나 경사가 있는 곳 등에 이중 주차를 해서 사고를 유발했다면, 이중주차한 사람의 자동차보험에서 일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참고해 주세요.
이중주차 대안이 있다면?
집이나 직장 주차장이 협소하여 이중주차에 시달린다면 거주자 우선 주차장을 이용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거주자 우선 주차장은 주차난 해소를 위해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주차 공간을 우선 배정하는 시스템입니다.
또한, 공유 주차 서비스 ‘모두의 주차장‘ 어플을 활용하시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모두의 주차장은 주차 공간 소유자의 차가 비었을 때 그 자리를 대신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편리한 서비스로, 실시간으로 빠르게 주차 가능한 곳을 찾아줍니다.
이중주차 사고는 단순히 주차 문제에서 시작되지만, 그 결과는 생각보다 복잡할 수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과실 비율을 두고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하고, 이로 인해 누군가는 불편함을 겪고, 또 다른 누군가는 금전적인 손실을 경험하게 되죠.
보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특히나 마음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이중주차를 했던 상황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죠.
결국 이중주차에서 중요한 건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정된 좁은 주차장을 함께 이용하는 운전자로서 서로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조금 더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이런 작은 배려가 큰 사고를 예방하고, 서로가 더 행복한 운전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이중주차 사고 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과실 비율과 사고 판례로 알아본 과실 비율, 그리고 보험 적용 여부와 본질적인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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